오늘은 FA컵 16강 경기를 보러 아시아드로 향했다. 뭐 어차피 질 경기라도 그냥 가서 수다나 떨다 오자라고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던 경기였지만, 돌아오는 길의 나의 기분은 개판 오분전이다. 1대0으로 진건 진건데 우리 선수들이 못했냐? 그것도 아니라서 더욱 더 문제였던 경기. 내가 기분이 나빴던건 딱 2가지였다.


선수

우리팀 선수 - 양동현(밑줄 쫙), 정성훈

다른 선수들은 그런대로 잘 해주었고, 불안하던 이강진이나 김창수까지 나름 선전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두 선수, 특히 양동현은 보던 사람들의 마음을 참으로 갑갑하게 해주었다. 패스를 받아서 수비수가 둘러쌓인 상황이라면 다른곳으로 넘겨야 하는데, 자기가 뭐라도 되는양 크루이프 턴1 하다가 상대선수에게 공을 빼앗겨서 관중들이 짜증을 낼 정도였다. 혼자 해야 상황이 분명히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처리하다가 공을 뺏겨버려서 어이도 없었고.

게다가 믿을맨이었던 정성훈이 이상하게 움직임도 없었고, 공을 따내려는 동작도 없었으며 둘이서 계속 무겁게 움직여서 짜증게이지가 머리끝까지 치솟을뻔 했다. 둘이서 같이 어슬렁어슬렁 걷는데 그냥 펜스를 벗어나서 한 대 때려주고 싶었을 정도.-_-


상대팀 선수 - 서동현, 리웨이펑, 안영학, 문민귀

수원 선수들이 이상하게 플레이에 자신감이 없어보여서 오늘 왜이러지 싶었는데, 저 선수들이 예전과는 달리 손을 참 많이 썼었다. 서동현은 우리쪽 선수에게 파울을 한 뒤 심판에게 대들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는데도 자기가 잘했다고 계속 우기면서 나가는 통에 경기가 매우 지연이 되었다.

그리고 리웨이펑은 우리쪽 공격수에게 손을 많이 사용했고, 또한 경미한 부상에도 리액션을 매우 크게 줘서 유리한쪽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쯤에 쥐가 났다고 드러누워서 들것이 올때까지만 해도 엄살을 피우더니 들것이 부산측 서포터석으로 가니까 벌떡 일어나는건 좀.-_-

또한 안영학은 경기를 하면서 계속적으로 심판에게 불필요하게 어필을 하였고, 부산에선 전혀 그러지 않았던 손을 쓰는 플레이를 하면서 우리쪽 선수들에게 계속적인 반칙을 하였다. 물론 옐로카드도 장 받았지만 퇴장명령을 내려도 될 상황이었음.

문민귀는 수원의 마지막 교체시 빨리 뛰어들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시간을 끌다가 심판에게 옐로카드를 한 받고 나서도 어슬렁거리다가 심판에게 계속적으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아무튼 오늘 수원 선수들은 정말로 실망이었다. 거친 플레이라면 차라리 오오오 하면서 열광했겠지만, 손을 쓰는 플레이나 옷을 잡아끌거나 혹은 팔을 잡아당기는 등의 어이없는 플레이들을 보여서 이게 수원이 맞나 싶었음.


심판

경기를 개판으로 만든 주범 중 가장 큰 몸통이라 할 수 있다. 경기를 관장하는 주심과 오프사이드를 보는 부심까지 세트로 아주 그냥 범인들이다.  저 앞에 나열한 선수들의 못된짓들을 다 까먹었을 정도로. 수원쪽에서 아쉬운 판정도 있겠지만, 서동현의 퇴장 이후로 부산에게 더욱 더 불리한 판정밖에 하지 않았다.

분명 패널티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던 호물로를 어떤 수원 선수가 뒤에서 잡아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아니라고 판정했을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수원 선수들의 손을 쓰는 플레이에도 그냥 넘어갔는데 부산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무조건 파울 혹은 옐로카드를 줘서 선수들의 신경을 자극시켰다. 이게 생각이 안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상황들이 있어서 여기에다가 기록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판정이 양 팀 선수들과 보던 관중들까지 자극시켰을 정도로 더러운 판정이었다는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경기가 끝나고도 관중들이 심판 욕을 해대느라 바빴으니까.


국내 축구에서 FA컵이라고 하면 꽤 권위가 있고 큰 축구대회이다. 어쩌면 K리그 다음으로 공신력을 가질 있을 정도의 대단한 대회이기도 하고. 하지만 선수나 심판이 이따위로 경기를 망친다면 누가 그 경기를 보러 가려고 할까? 게다가 오늘 경기는 공중파에 방송까지 됐다는데, 이건 정말 어이 없을 정도로 미친 심판이 망친 경기여서 부랴부랴 보러 간 내가 다 부끄러울 정도였다. 이제까지 FA컵들 중 가장 최악의 경기였다고 쳐도 될듯.

오늘 경기로 인해 부산은 FA컵은 바라 수 없게 되었고, 리그에 전념을 해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다음 경기가 이번 주 토요일 북패와의 대전이라서 이길꺼라고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처럼 막장스런 경기는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기든 지든간에 뿌듯하다고 생각하면서 나올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아오 화난다 정말.-_-
  1. 네덜란드의 크루이프라는 선수가 했던 동작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기 위해 공을 가운데 두고 조금씩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뱅글뱅글 도는 동작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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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선 잉여스럽고 찌질하지만 쿨한척 하는 글을 쓰기 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