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몰스킨 | 2009/03/12 21:10 | 띠용
고치기 힘든 나의 버릇 중 하나는 젓가락 사용이 서툰것이다. 보통의 젓가락질은 하나는 엄지에, 또 다른 하나는 검지에 걸쳐서 중지가 가운데를 받쳐서 손가락의 힘으로 하는 반면, 나는 젓가락 두 개를 엄지와 검지사이의 손등에 나란히 놓고 그것을 살짝 교차해서 먹게 되었다. 게다가 그것을 오른손으로 하면 더더욱 서툴기 때문에 왼손으로 하게 되었는데, 그것때문에 부모님께 많이 야단도 맞았다. 음식을 먹을 때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게 되면 항상 손등을 맞기도 했고, 젓가락질이 이상하다고 바른 젓가락 사용방법을 가르쳐 주시면서 콩을 옮기라는 삼촌의 말씀 때문에 그것들을 힘들게 힘들게 옮긴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서툰 젓가락질습관은 지금까지도 고쳐지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왼손으로 서툴게 젓가락질을 하곤 했다. 아무리 똑바로 고치려고 해도, 오른손으로 바른 젓가락질을 해보려해도 그게 힘들기도 하거니와 한 번 정착된 버릇이 여간해서 고쳐지질 않았기 때문. 그러나 다들 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것에만 관심이 있지 나의 서툰 젓가락질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젓가락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서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B군과 내가 첫 데이트를 하면서 어느 음식점을 들어가게 되었는데, 난 그냥 하던대로 무심결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먹고 있었다. 그걸 지켜보던 그가 깔깔깔 웃었는데, 속으로 '뭐가 이상하지? 혹시 내 입에 뭐가 묻었나? 아님 이빨에 뭐가 낀거야?'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손을 가리켰다. 그 손을 본 순간 나도 푸핫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나의 젓가락질 방식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도 나도 똑같은 방식의 젓가락질에 다같이 즐거워 할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 생각난다.


이 글을 보니까 갑자기 그 때가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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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선 잉여스럽고 찌질하지만 쿨한척 하는 글을 쓰기 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