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몰스킨 | 2008/11/19 16:11 | 띠용
예전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던 한 남자, 그 여자친구와의 추억이 희미하게 잊혀질 즈음 하나의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녀와 만날때마다 항상 맡을 수 있었던 그 묘하지만 기분좋았던 향기가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향수를 뿌렸는지 물어봐도 그녀의 대답은 '향수는 안쓰는데?'라고 되돌아왔었다. 그리고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그 추억이 옅어질즈음, 그는 길을 걸어가다가 그 때 느꼈던 묘한 향기를 맡게 되었다. 그 향기가 나는 쪽으로 죽 따라갔는데, 어떤 여성에게서 나던 향기였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그녀에게 말을 걸게 되었고, 그녀와 함께 차 한잔을 마시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그는 그녀에게 용기를 내어 물었다. "사실은 당신에게서 굉장히 친숙한 향기가 나서 말을 걸은거예요. 예전의 내 여자친구에게서 나던 향기였는데, 그녀도 잘 모르겠대요." 그녀는 말했다. "그런가요? 저도 오늘 향수를 안뿌리고 나왔는데, 저에게서 무슨 향기가 나나요?" "네.... 딱 그 때의 향기예요" "가만있자... 아! 알겠어요!!!" 그녀는 뭔가를 알아냈다는듯이 말했다. "오늘 입고 나온 제 옷에 섬유유연제가 좀 과하게 뿌려진거 같았는데, 그 향기를 맡으셨나봐요. 그 여자친구분도 저와 같은 섬유유연제를 쓰셨나보네요^_^"

그 묘했던 향기가 비싼 향수도 아닌 섬유유연제였다는 사실에 기가막혔지만, 우리는 신기하게도 그 다음부터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예전에 라디오에서 들었던 라디오극 줄거리. 10년도 넘은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건 아무래도 스토리 자체가 나에게는 독특함으로 다가왔었겠지. 나에게도 그런 기분 좋은 향기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할꺼 같다. 새 책을 열었을때 풍겨나오던 향기, 아기들을 안았을때만 맡을 수 있는 애기냄새 등등은 수 없으니까. 그래도 그것들을 맡을때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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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선 잉여스럽고 찌질하지만 쿨한척 하는 글을 쓰기 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