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디씨인사이드라는 사이트는 그냥 사진을 올리고 같이 공유하면서 이야기 하는 사이트였다. 그러던 작은 사이트가 점점 커지더니 이젠 커뮤니티 사이트로 돌변하게 되었다. 좋은곳도 있고 짜증나는 곳도 있지만, 내가 자주 가던곳은 음식갤러리. 하지만 그것도 금방 지겨워져서 잘 안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쩌다 축구를 좋아해서 디씨안의 국축갤을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은 그나마 디씨 안에서도 꽤 괜찮은곳 같았다. 다른곳보다 리그팬들도 많고, 리그 이야기 혹은 소문들이 가장 많이 돌아다녀서 정보를 얻기도 쉬웠으니까. 난 그곳에서 이리저리 살펴 보다가 그냥 안착(?)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이 좀 자유스러워서인지 몰라도 좋은 사람들도 있는 반면, 이상한 사람들도 참 많았다. 그 중 한 명이 '스튜어디스'라는 놈이었는데, 얘가 하는 행동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내가 싫어하는 팀의 팬 행세를 하면서(결국 나중에는 인천팬이었던게 드러났음) 사람들을 낚아대기 시작하더니, 그게 제대로 안되자 그곳에 있던 수많은 여성팬들이 보면 짜증나는 글들로 그곳을 도배해대기 시작했다. 스튜의 그 작전은 어느정도 주효했고 모든 유저들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어떤 유저는 자기 여자친구가 스튜의 글로써 모욕을 당하자 고소할꺼라고 난리쳤었던 기억도 있으니까. 아무튼 하도 지저분한짓을 많이 해서 사람들은 도대체 쟤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고 궁금해했었다. 나이며 전화번호며 어디에 사는지는 헛소문만 돌았을 뿐.

그러던 어느날 국축갤에선 축구사이트인만큼 갤내의 친선축구경기를 벌이기 시작했다. 첫 경기는 겨울이었고, 잡지의 후원과 파워에이드의 후원까지 받아가면서 화려하게 마친 경기였지만, 두 번째 경기는 좀 소박하게 해보자는 취지로 한 번 더 해보자라는 의견이 왔다갔다 했다. 그러다가 해외축구갤러리까지 합세, 판은 조금 더 커져만 갔다.

그런데 그 경기에 스튜가 나오겠다고 선언을 해버렸다. 이유는 군대 갈 날이 얼마 안남았으니 그냥 나가고 싶다는것. 아무튼 스튜의 그 말에 다들 기겁을 했지만 그래도 나온다는 애를 어떻게 할 수는 없는것이니까 다들 얼굴을 궁금해했었다.

경기 당일, 스튜는 약속한대로 경기장에 나오게 되었고, 발군의 실력으로 국축갤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현장에 있었던 애가 나에게 스튜가 나왔다는 문자를 보내줘서 그것에 놀래서 전화를 해봤는데, 그녀가 지켜 본 결과는 키도 작고 몸집도 호리호리하며 말수도 별로 없어보이는 과묵한 애라고 했다. 좀 특이했던건 눈에 촛점이 없어보인다고...;;;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본 이후로 갤내에서의 활동은 예전처럼 짜증나는 활동보다는 그냥 웃기기 위한 것들만을 계속했다. 아무래도 예전처럼 활동하자니 부끄러웠겠지. 이번주면 군대간다니까 사람 되어서 나왔으면 한다.


아무튼 그 이후로 온라인에서 쎈척하는 놈들은 자꾸 웃음만 나오게 되었다. 온라인에서만 강한 그들, 오프라인에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소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떄문에.
profile image

무엇이든 당당하고 타인에게 솔직해지기를 원하는, 쿨하진 않지만 따뜻함을 가지려 노력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