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끄적임 | 2008/07/03 10:46 | 띠용
1.

오늘은 삼촌이 돌아가신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가족들과 친척들, 할머니께도 정말 지극정성으로 대하셨던 삼촌이라 그런지 모든 형제들이 삼촌이 돌아가시고도 한동안 일손을 놓으시고 한동안 꺼이꺼이 우셨던 기억이 난다. 삼촌과 가장 가까이 지냈던 강원도 고모께서는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울면서 우리 집에 전화하거나 혹은 나에게 전화하셔서 한동안 우시기도 하셨고 우리 아버지께서도 한 달 이상이나 힘겨워 하시고 술로 지내셨을 정도니까.

그 때는 그렇게나 힘들었던 삼촌의 죽음이 이제는 좀 더 편해진 마음으로 다가온듯하다. 오늘 열릴 간단한 제삿상을 준비하고 아침일찍 준비하고 나서시는 부모님과 숙모를 배웅하면서 이젠 어느정도 정리된 기분이 들었다. 어제 제사준비를 하시는 모습도 그랬고 오늘 아침 나가시는 모습 또한 편안한 표정이었으니까. 사람이 죽는것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남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게 되지만 그 사람이 살아왔던 나날들을 돌이키고 곱씹어보면서 추억을 상기시켜 나가는거겠지.


2.

어제 어머니께서 나에게 문득 이렇게 말씀하셨다.

"oo아, 너 마귀 할머니 알지? 그분께서 돌아가셨대."
"엥? 마귀할머니가 누구셔?"
"아 왜 집 앞 안경점 앞에서 정정한 모습으로 장사하시던 할머니 있잖아? 그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원인은 폐암이셨다고 하네. 장사하시면서도 담배를 피시던 모습이 생생한데 폐암이셨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니"

우리 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이 여러분 계신데, 그 중에서 그 '마귀할머니'의 장사가 제일 잘되었던 편이다. 그 분은 항상 신선하고 깨끗한 물건만 들여놓는 편이라서 우리 어머니께서는 야채 같은것을 사실땐 항상 그분의 것을 사시곤 했었다. 내가 가끔 심부름으로 그 할머니께 갈때는 항상 담배를 입에 물고 계셨었는데, 조금 걱정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오래 사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리고 모습이 정정하셨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 분은 그것이 원인이 되셨는지 몰라도 돌아가셨다고 한다.

몇 일 전만 하더라도 정정한 모습으로 장사를 하고 계셨었던 기억이 나는데, 암이라는 중한 병을 앞에 두고도 장사를 하셨을 정도로 기력이 왕성하셨던 분이라 돌아가실꺼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런 소식을 듣고 나니 기분이 묘하네.



"마귀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누구에게 야채를 사야하나..."
태그 :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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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당당하고 타인에게 솔직해지기를 원하는, 쿨하진 않지만 따뜻함을 가지려 노력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