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대말vs반말

짧고도 얕은 글 | 2008/07/25 17:00 | 띠용
외국인들이 흔히 말하길 우리나라 언어가 다른 언어보다 배우기가 꽤 어렵다고 한다. 그 장애물 중 하나가 높임말 혹은 존대말. 나이와 성별에따라 천차만별의 존대를 써야 하니 배우기가 난감할 수 밖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말을 좀 깊게 배우려고 하다가 제일 먼저 부딛히는 장애물이 이것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말인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는 나에게도 존대말은 꽤 어렵고 거추장스러운 존재이다. 사람들이 만나서 존대말을 쓸지 반말을 쓸지 결정하기 위해서 서로의 나이를 묻고 그리고 나름의 결정대로 상대방에게 존대말 혹은 반말을 하는게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나라의 언어 자체에서 벌어질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니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끔은 껄끄럽게 느껴지긴 했었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자신이 받아들이는 대로 판단하는것이 아닌 나이로 상대방을 판단하는것이 정말 싫었으니까. 그리고 존대말을 쓰면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로 대하는것이 아닌 자신보다 좀 더 위에 두면서 거리감을 가지고 대한다는 느낌이 강해서인듯.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가급적이면 내 나이나 혹은 성별을 밝히지 않고 활동했었던 적이 많은데, 그렇게 하니까 좀 더 자유스러울 수 있었다. 평소때는 무거운 옷을 입고 다니다가 어디에 놀러가는 바캉스용 옷을 입고 마구마구 날아가는 기분처럼 마음이 굉장히 가벼웠었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어서 더욱 더 할맛이 났었다.

시간이 점점 흘러 온라인 활동이 조금씩 길어질수록 사람들을 조금씩 자연스럽게 만나기 시작했는데, 그냥 만나지 말껄 하는 후회도 가끔 있었다. 처음부터 존대말을 쓰면서 친하게 지내왔던 사이면 상관 없는데, 온라인에선 친구처럼 툭툭대면서 지냈었던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만나자마자 바로 높임말을 쓰면서 말투 자체가 확 바뀐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게 조금은 낯설어서 그냥 예전처럼 하라고 말을 해도 그러면 안된다고 하면서 다시 말을 높이는데 난감하긴 했었다. 그렇다고 그런것을 바꾸어라 말아라 하는건 더 웃기는거라서 그냥 그러려니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싫다고 말해서 그냥 예전처럼 편하게 대해주는 몇몇은 정말 고맙다.)

물론 나에게 높임말을 써주는 사람들이 말하길 자신들의 그런 의도는 혹시 나에게 함부로 대해서 기분 나쁜 순간을 만들기 싫어서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괜히 멀어지는 느낌에 섭섭한건 어쩔 수 없나보다.^^


p.s.

http://nixon.egloos.com/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블로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체로 일관하는 아주 재밌는 블로그. 익명의 사용자까지 반말로 말할 수 밖에 없는 포스를 풍기는 블로그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로간에 반말로 소통을 한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부분은 다 받아들이는것도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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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당당하고 타인에게 솔직해지기를 원하는, 쿨하진 않지만 따뜻함을 가지려 노력중.